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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기는 어떤 움직임을 하나 습득하는 과정과 마침내 해냈을 때의 모든 순간들을 칭찬받는다. 가령 목 가누기, 뒤집기, 기어가기, 잡고 일어나기, 박수 치기 등등 아주 사소한 행동이지만 그렇게 대견해 보일 수가 없다.

어른이 되어서 칭찬받는 일은 드물다. 인생, 관계, 일에 대한 압박감이나 책임감 등의 무게만 더해지는 것 같다. 기운도, 의지도, 하고 싶은 것도, 기대되는 것도 없는 그런 날들을 살 때가 있다

멀티에 익숙한 시대다. 어떤 크고 작은 일이든 두 개 이상을 동시에 하고 있어야 효율적인 것 같이 보인다. 반면에 오직 하나에만 집중하는 능력을 상실해가는 것일지 모른다

이런 시간들을 살고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.

하루 중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을 분해해서 하나하나 집중해 보는 것.

잠에서 깬 것을 인지한 눈동자의 움직임, 기지개를 켜면 반응하는 근육의 움직임, 물한 모금 마실 때의 목 넘김, 샤워할 때 살에 닿는 물줄기의 온도와 강도, 밖에 나가 걸을 때 코로 들어오는 방안에서와 다른 공기 등.

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나의 하루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들에 하나씩 집중하며

오롯이 생각하고 감각하기. 스스로를 칭찬하기 무언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.

매일 일어날 수 있는 힘은 여기서 생기는 것 같다.

동일한 환경이 새롭게 보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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